[오토타임즈. 한국경제] 수묵화로 변신한 람보르기니
오토타임즈 = 구기성 기자
Jun 8, 2015
화폭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시 풍경, 프랑스 루브르 궁전의 뜰,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를 오는 사람들, 자동차, 샹들리에가 그려져 있다. 이들을 이루고 있는 것은 화려한 색채가 아니라 먹과 물, 여백이 전부다. 거기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젊은 작가 장재록(38)의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헬리오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독특한 양식을 생각해냈다고 한다.
15일 전시공간에서 만난 작가는 "도시에서 자란 저에게 익숙한 풍경과 서예가인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봐 왔던 먹을 결합하면 저다운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았다"며 "이것은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먹으로 그린 전통화라고 하면 사군자나 산수화 등을 떠올릴 것 같지만, 작가는 화폭에 보이는 풍경이나 사물을 현대적으로 바꿔놓았다. 그의 작품은 일견 흑백사진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공간 일부를 여백으로 남겨두거나 먹에 물을 더하고 빼기를 반복해 빛과 그림자를 표현했다. 작가는 "교통이 발전해 국가간 이동이 어렵지 않은 시대에 현재의 풍경을 우리나라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7월11일까지 '어나더 플레이스'(Another Place)라는 제목으로 이어진다.
전시를 기획한 헬리오아트 컨설팅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11월5~25일 프랑스 파리시내 전시공간에서 '한국 미술의 근원과 현대작가'라는 주제로 조선 민화 80여점과 장재록 작가를 포함한 한국 현대작가 5명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