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동아일보] 한혜욱 대표 “해학의 한국민화, 팝아트 정신과 일치”

동아일보=전승훈 기자

Mar 29, 2016

“자유분방하고 해학적인 웃음이 살아있는 민화는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입니다.”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파리의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민화(民畵) 전시회가 프랑스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31일 막을 내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근원’ 전시회에는 까치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책가도(冊架圖), 화훼도, 모란도, 화조도, 어해도(魚蟹圖), 산수도, 문자도 등 민화 60점과 함께 한국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14일 개막식에는 프랑스 정부의 문화부 차관을 비롯해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회에 참석한 프랑스인들은 중국화, 일본화와 달리 한국 민화에 나타난 해학적이고 현대적이며 장식적인 표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전시를 기획한 아트컨설팅사 헬리오아트의 한혜욱 대표는 “한국의 현대미술은 1970년대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도 세계적인 작가가 많이 배출된 것은 18∼19세기 시작된 민화의 자유분방한 정신과 테크닉이 현대미술의 뿌리가 돼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찾은 프랑스인들은 조선 선비들의 방 안에 놓여 있던 책가도에 나타난 다중적 시각의 원근법 표현과 현대적인 선과 장식, 색채감에 놀라워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프랑수아즈 에밀리아 씨(34)는 “피카소의 큐비즘이 아프리카 원시미술이나 이집트 벽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18세기에 그려진 한국 민화에서도 이런 다중적 시점 원근법과 아르누보 스타일의 디자인 장식이 표현된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민화는 빈틈없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왕실의 작품과 달리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만들어진 작품”이라며 “이런 민화 작품들은 수세기를 앞서 팝아트의 정신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프랑스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bottom of page